한국은행이 13년 만에 다시 금을 샀다? 금으로 돌아가는 세계의 중앙은행들
최근 금융시장에서 눈여겨볼 만한 소식이 하나 나왔습니다.
바로 한국은행이 13년 만에 금 관련 자산에 다시 투자했다는 소식입니다.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미국에 상장된 대표적인 금 ETF인 SPDR Gold Shares(GLD)를 약 2억 5,041만 달러어치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우리 돈으로 약 3,500억 원 규모입니다. 1분기 말에는 해당 ETF를 보유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2분기에 새롭게 금 관련 자산을 편입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금을 13년 만에 다시 샀다”는 표현은 맞지만, 금괴를 대량으로 사들였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번에 한국은행이 매입한 것은 실물 금 자체가 아니라 금 가격을 추종하는 ETF입니다.
그렇다면 왜 한국은행은 직접 금을 사지 않고 ETF를 선택했을까요?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왜 지금 세계의 중앙은행들은 다시 금을 주목하고 있는 걸까요?
1. 한국은행, 13년 만에 금에 다시 투자하다
한국은행은 2013년 이후 금을 추가로 매입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한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실물 금은 약 104.4톤입니다. 2025년 말 기준으로 세계 중앙은행 가운데 39위 수준입니다.
13년 동안 보유량이 사실상 그대로였다는 뜻입니다.
그동안 세계의 분위기는 조금 달랐습니다.
중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금을 꾸준히 사들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 역시 올해 초부터 해외 상장 금 ETF를 외환보유액 운용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습니다. 당시 한국은행은 금 ETF 투자가 외환보유액의 투자처를 다양화하기 위한 검토 과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2분기 말 금 ETF 보유 사실이 확인되면서, 한국은행이 13년 만에 금 관련 자산 투자를 재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물 금 보유량 104.4톤 자체가 증가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금 ETF는 외환보유액 가운데 유가증권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번 투자가 한국은행의 공식적인 ‘금 보유량’을 늘리는 것으로 집계되지는 않습니다.
즉,
실물 금 104.4톤은 그대로지만, 금 가격이 상승하거나 하락할 때 영향을 받는 금융자산을 새롭게 보유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2. 왜 하필 금 ETF일까?
한국은행이 금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는 사실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ETF라는 방법을 선택했다는 점입니다.
실물 금을 직접 보유하려면 보관과 관리가 필요합니다.
반면 금 ETF는 금 가격의 움직임에 투자하면서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관리와 매매가 편리합니다.
특히 외환보유액은 단순히 수익률만 높이면 되는 자산이 아닙니다.
국가의 외환보유액인 만큼 안정성, 유동성, 분산투자 등이 중요합니다.
금은 이자나 배당을 지급하는 자산은 아니지만, 특정 국가의 채권이나 통화와는 다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외환보유액 전체를 달러나 미국 국채 등에 집중하는 것보다 일정 부분을 금과 같은 다른 자산에 분산하면 포트폴리오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금 ETF를 선택한 것도 이런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세계금협회 역시 한국은행이 금 ETF를 선택한 배경으로 높은 유동성과 낮은 보관 비용 등을 언급했습니다.
3. 그런데 한국만 금을 다시 보는 것이 아니다
이번 소식이 중요한 이유는 한국은행만의 움직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계 중앙은행들은 최근 몇 년 동안 금을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습니다.
세계금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중앙은행들의 금 순매입량은 289톤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분기 기준 사상 최고 수준이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74%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폴란드는 약 51톤을 매입했고, 중국도 약 33톤을 추가했습니다.
왜 중앙은행들은 이렇게 금을 많이 사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것이 국제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입니다.
세계 경제가 안정적이고 특정 국가의 통화와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다면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금을 굳이 많이 보유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정세가 복잡해지고 국가 간 갈등이나 제재, 무역분쟁,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금은 어느 한 국가의 정부나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이 아닙니다.
그래서 특정 국가의 신용위험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으로 평가됩니다.
4. 금이 다시 주목받는 진짜 이유
금의 가장 큰 특징을 하나 꼽으라면 ‘누군가의 부채가 아닌 자산’이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국채는 미국 정부가 발행한 채무입니다.
반면 금은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준 증서가 아닙니다.
그래서 국제 금융시장에서 오랫동안 가치 저장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물론 금이라고 해서 무조건 가격이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금 역시 가격 변동성이 있고, 이자나 배당처럼 정기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내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중앙은행들이 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통화나 채권과 성격이 다른 자산을 보유함으로써 외환보유액을 분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 역시 그동안 금의 단점으로 이자와 배당 같은 현금흐름이 없고 가격 변동성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금의 역할을 다시 평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5.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금을 대체할 수 있을까?
여기서 최근 자주 함께 언급되는 자산이 있습니다.
바로 비트코인입니다.
비트코인은 흔히 ‘디지털 금’이라고 불립니다.
총 발행량이 2,100만 개로 제한되어 있다는 희소성과 국가나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지 않는다는 특징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국은 2025년 3월 행정명령을 통해 Strategic Bitcoin Reserve, 즉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고를 만들었습니다. 미국 정부가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을 전략적 준비자산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공식화한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이제 비트코인 역시 국가 차원의 자산 전략에서 완전히 무시하기 어려운 존재가 됐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비트코인과 금은 아직 같은 위치에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금은 수천 년 동안 가치 저장 수단으로 활용됐고,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에도 오랫동안 편입되어 왔습니다.
반면 비트코인은 비교적 새로운 자산입니다.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크고, 기술적·규제적 위험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국가가 대규모 외환보유액을 운용할 때는 여전히 금이 훨씬 전통적이고 검증된 선택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6. 한국은행의 이번 투자가 의미하는 것
그렇다면 이번 한국은행의 금 ETF 투자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단순하게 말하면,
“한국은행이 이제부터 금에 모든 돈을 투자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외환보유액이라는 큰 자산 안에서 금이라는 자산군의 비중을 조금씩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현재 한국은행의 실물 금 보유량은 104.4톤으로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금 ETF를 통해 금 가격에 대한 노출을 확보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한국은행은 최근 국내에서 생산된 금을 매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2026년 8월 국내 금 생산업체가 생산한 금을 국제시장 가격에 따라 매입하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해당 금은 수출을 전제로 해 국내 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즉, 올해 한국은행의 움직임을 종합해 보면 단순한 일회성 ETF 투자라기보다는 금과 관련된 외환보유액 운용 방식을 다양화하려는 흐름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습니다.
7. ‘금의 귀환’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
이번 소식을 개인 투자자의 입장에서 볼 때도 생각해볼 부분이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금을 산다고 해서 개인도 무조건 금을 사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중앙은행과 개인은 투자 목적과 자금 규모, 위험관리 방식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앙은행들의 움직임은 세계 금융시장의 큰 흐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힌트를 줍니다.
최근 중앙은행들이 금을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다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도 특정 통화나 자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산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여전히 금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같은 새로운 디지털 자산이 등장했지만, 국가의 준비자산이라는 관점에서는 아직 금의 역할이 훨씬 견고합니다.
정리하면
이번 한국은행의 금 투자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한국은행이 13년 만에 금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물 금 104.4톤을 새롭게 대량 매입한 것이 아니라 약 2억 5,000만 달러 규모의 금 ETF를 외환보유액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한국만의 움직임도 아닙니다.
2026년 2분기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순매입량은 289톤으로 2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폴란드와 중국 등도 금 보유량을 늘렸습니다.
한편 미국은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고를 만들면서 새로운 디지털 자산 전략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결국 지금 세계 금융시장에서 나타나는 흐름은 ‘금 아니면 비트코인’이라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기존의 달러·채권 중심 자산에 금과 새로운 디지털 자산까지 더해 위험을 분산하려는 움직임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특히 한국은행이 13년 동안 멈춰 있던 금 관련 투자를 다시 시작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앞으로 금 가격이 어떻게 움직일지와 별개로, 세계 중앙은행들이 왜 지금 금을 다시 선택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현재 국제 금융시장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알고가 한줄 정리
한국은행이 금으로 ‘완전히 돌아간’ 것은 아니지만, 13년 만에 금을 다시 외환보유액 포트폴리오에 넣기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 주목할 만한 변화입니다.하세요~
rainb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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